mkg의 블로그
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69

오감도 시제 6호/이상 _앵무 앵무 ※ 2필 2필 ※ 앵무는 포유류에 속하느니라. 내가 2필을 아는 것은 내가 2필을 알지 못하는 것이니라. 물론 나는 희망할것이니라. 앵무 2필 "이 소저는 신사이상의 부인이냐" "그렇다" 나는 거기서 앵무가 노한것을 보았느니라. 나는 부끄러워서 얼굴이 붉어졌었겠느니라. 앵무 2필 2필 물론 나는 추방당하였느니라. 추방당할것까지도 없이 자퇴하였느니라. 나의 체구는 중추를 상실하고 또 상당히 창랑하여 그랬든지 나는 미미하게 체읍하였느니라 "저기가 저기지" "나" "나의 - 아 - 너와 나" "나" SCANDAL이라는 것은 무엇이냐 "너" "너구나" "너지" "너다" "아니다 너로구나" 나는 함뿍 젖어서 그래서 수류처럼 도망하였느니라. 물론 그것을 아 아는 사람 혹은 보는 사람은 없었지만 그러나 과연 그.. 2023. 12. 9.
별헤는 밤/윤동주 별 헤는 밤 윤동주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듯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 마디씩 불러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아기 어머니 된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참,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봅니.. 2023. 12. 3.
이른 봄/톨스토이(러시아 소설가) 이른 봄 풀은 간신히 고개를 내밀고 시냇물과 햇빛은 약하게 흐르며 숲의 초록색은 투명하다 아직 목동의 피리 소리는 아침마다 울려 퍼지지 않고 숲의 작은 고사리도 아직은 잎을 돌돌 말고 있다 이른 봄 자작나무 아래서 미소를 머금은 채 눈을 내리깔고 내 앞에 너는 서 있었다 내 사랑에게 보내는 응답으로 살며시 눈을 내리깔았던 너 생명이여, 숲이여, 햇빛이여! 오, 청춘이여, 꿈이여! 사랑스런 네 얼굴을 보며 나는 울었노라 이른 봄 자작나무 아래서 그것은 우리 생애의 이른 봄 가슴 가득한 행복, 그 넘치는 눈물 생명이여, 숲이여, 햇빛이여! 자작나무 잎의 연푸른 화사함이여 울라 2021. 5. 31.
비 오는 날/ 롱펠로 우 날은 춥고 어둡고 쓸쓸도 하다 비 내리고 바람은 쉬지 않고 넝쿨은 아직 무너져 가는 벽에 떨어지지 않으려고 붙어 있건만 모진 바람 볼 때마다 죽은 잎새 떨어지며 날은 어둡고 쓸쓸도 하다 비 내리고 바람은 쉬지도 않는구나 나는 아직 무너지는 옛날을 놓지 아니하려고 부둥켜안건만 질풍 속에서 청춘의 희망은 우수수 떨어지고 날은 어둡고 쓸쓸도 하다 조용하라, 슬픈 마음들이여! 한탄일랑 말지어다 구름 뒤에 태양은 아직 비치고 그대 운명은 뭇 사람의 운명이려니 누구에게나 반드시 얼마간의 비는 내리고 어둡고 쓸쓸한 날 있는 법이니. 2021. 5.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