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정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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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정지용

by mkg01 2023.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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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鄕愁)

 정지용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질화로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베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 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려

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전설 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안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하늘에는 성긴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앉아 도란도란거리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작가

정지용(1902.6.20~1950.09.25)

대한민국의 시인

국내 모더니즘 시의 선구자

충청북도 옥천 출생.

옥천 공립보통학교, 휘문고등보통학교, 일본 교토에 위치한 도시샤 대학 영문과 졸업

 

 

1930년<시문학>동인으로 활동

 

 1935 <정지용 시집>

1941 <백록담>

주제 고향에 대한 그리움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반복된 운율, 통일감

 

토속적, 향토적 시어 사용, 

 

공감각적 이미지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 시각의 청각화

금빛 게으른 울음,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 청각의 시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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