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봄 김유정_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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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봄봄 김유정_설명

by mkg01 2024. 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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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봄 

김유정


 

  그러나 나는 뭉태란 놈의 말을 전수히 곧이듣지 않았다 

꼭 곧이 들었다면 간밤에 와서 장인님과 싸웠지 무사히 있었을 리가 없지 않은가.

그러면 딸에게까지 인심을 잃은 장인님이 혼자 나뻤다. 실토이지 나는 점순이가 아츰상을

가지고 나올 때까지는 오늘은 또 얼마나 밥을 담았나 하고 이것만 생각했다.

상에는 된장찌개하고 간장 한종지, 초밥 한 그릇, 그리고 밥보다 더 수부툭하게 담은 산나물이 한대접, 이렇다.

나물은 점순이가 틈틈이 해 오니까 두 대접이고 네 대접이고 멋대로 먹어도 좋나, 밥은 장인님이 한 사발 외엔

더 주지 말라고 해서 안 된다. 

 그런데 점순이가 그 상을 내 앞에 나려놓며 제 말로 지껄이는 소리가

  " 구장님한테 갔다 그냥 온담 그래!"

하고 엊그제 산에서와 같이 되우 쫑알거린다. 딴은 내가 더 단단히 덤비지 않고 만 것이 좀 어리석었다. 속으로 그랬다.

 나도 저쪽 벽을 향하야 외면하면서 내 말로 " 안 된다는 걸 그럼 어떻건담!"하니까, 

 "쇰을 잡아채지 그냥 둬, 이 바보야!"

하고 또 얼굴이 빨개지면서 성을 내며 안으로 샐죽하니 튀들어가지 않느냐.

 이때 아무도 본 사람이 없었게 망정이지, 보았다면 내 얼굴이 에미 잃은 황새 새끼처럼 가여웁다 했을 것이다.

   사실 이 때만치 슬펐던 일이 또 있었는지 모른다. 다른 사람은 암만 못생겼다 해두 괜찮지만 내 안해 될 점순이가 병신으로 본다면 참 신세는 따분하다.

밥을 먹은 뒤 지게를 지고 일터로 갈려 하다 도로 벗어던지고 바깥마당 공석 위에 드러누워서,  나는 차라리 죽느니만 못 하고 결국 농사 못 짓고 만다.

됫짐으로 트림을 꿀꺽 하고 대문 밖으로 나오다 날 보고서.

  "이 자식, 왜 또 이러니."

 "관격이 났엉, 어이구 배야!"

  "기껀 밥 처먹구 나서 무슨 관격잉. 남의 농사 버려 주면 이 자식 징역 간다 봐라!'

  "가두 좋아유,어이구 배야!"

  참말 난 일 안 해서 징역 가도 좋다 생각했다. 일후 아들을 낳아도 그 앞에서 바보, 바보 이렇게 별명을 들을 테니까 오늘은

열 쪽이 난대도 결정을 내고 싶었다.

 

 

   장인님이 일언라고 해도 내가 안 일어나니까 눈에 독이 올라서 저 편으로 향하게 가더니 지게막대기를 들고 왔다.

 그러나 그걸로 내 허리를 마치 들떠 넘기듯이 쿡 찍어서 넘기고 넘기고 했다.

 밥을 잔뜩 먹어  딱딱한 배가 그럴 적마다 퉁겨지면서 밸창이 꼿꼿한 것이 여간 켕기지 않았다.

 그래도 안 일어나니까 이번에는 배를 지게막대기로 위에서 쿡쿡 찌르고 발길로 옆구리를 차고 했다 .

 장인님은 원체  심청이 궂어서 그러지만 나도 저만 못 하지 않게 배를 채었다 .

  아픈 것을 눈을 꽉 감고 넌 해라 난 재밌단 듯이 있었으나 볼기짝을 후려 갈길 적에는 나도 모르는 결에 벌떡 일어나서 그 수염을 잡아챘다.

 마는 내 골이 난 것이 아니라 정말은 아까부터 벽 뒤 울타리 구멍으로 점순이가 우리들의 꼴을 몰래 엿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말 한 마디 톡톡히 못 한다고 바라보는데 매까지 잠자코 맞는 걸 보면 짜장 바보로 알 게 아닌가.

 또 점순이도 미워하는 이까짓 놈의 장인님하곤 아무것도 안 되니까 막 때려도 좋지만 사정 보아서 수염만 채고( 제 원대로 했으니까 이 때 점순이는 퍽 기뻤겠지) 저기까지 잘 들리도록 

  "이걸 까셀라부다 !"

 하고 소리를 쳤다

  장인님은 더 약이 바짝 올라서 잡은 참 지게막대기로 내 어깨를 그냥 내려 갈겼다.

정신이 다 아찔하다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때 그 때엔 나도 온몸에 약이 올랐다 .

 이 녀석의 장인님을 하고 눈에서 불이 퍽 나서 그 아래 밭 있는 넝 알로 그대로 떠밀어 굴려 버렸다.

 "부려만 먹구 왜 성례 안 하지유 !"

  나는 이렇게 호령했다 허지만 장인님이 선뜻 오냐 낼이라두 성례 . 시켜 주마 했으면 나도 성가신 걸 그만두었을지 모른다 나야 이러면 때린 건 아니니까 나중에 장인 쳤다는 누명도 안 들을 터이고 얼마든지 해도 좋다.

  한번은 장인님이 헐떡헐떡 기어서 올라오더니 내 바짓가랭이를 요렇게 노리고서 단박 웅켜잡고 매달렸다

 악 소리를 치고 나는 그만  세상이 다 팽그르 도는 것이,

 "빙장님! 빙장님! 빙장님! “

 "이 자식 잡아먹어라, 잡아먹어!”

 "아! 아! 할아버지! 살려 줍쇼, 할아버지!"

하고 두 팔을 허둥지둥 내절 적에는 이마에 진땀이 쭉 내솟고 인젠 참으로 죽나 보다 했다 .

 그래두 장인님은 놓질 않더니 내가 기어이  땅바닥에 쓰러져서 거진 까무러치게 되니까 놓는다.

 더럽다, 더럽다 .

이게 장인님인가?

  나는 한참을 못 일어나고 쩔쩔맸다 .

 

 

 

그러나 얼굴을 드니 (눈엔 참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

사지가 부르르 떨리면서 나도 엉금엉금 기어가 장인님의 바짓가랭이를 꽉 움키고 잡아나꿨다.

 내가 머리가 터지도록 매를 얻어맞은 것이 이 때문이다.

 그러나여기가 또한 우리 장인님이 유달리 착한 곳이다.

 여느 사람이면 사경을 주어서라도 당장 내쫓았지 터진 머리를 불솜으로 손수 지져 주고, 호주머니에 희연 한 봉을 넣어 주고 그리고,

  "올 갈엔 꼭 성례를 시켜 주마. 암말 말구 가서 뒷골의 콩밭이 나 얼른 갈아라.”

하고 등을 뚜덕여 줄 사람이 누구냐 나는 장인님이 너무나 고마워서 어느덧 눈물까지 났다.

  점순이를 남기고 인젠 내쫓기려니 하다 뜻밖의 말을 듣고,

  “빙장님 인제 다시는 안 그러겠어유!"

 이렇게 맹세를 하며 부랴사랴 지게를 지고 일터로 갔다

 

 

 

그러나 이 때는 그걸 모르고 장인님을 원수로만 여겨서 잔뜩 잡아 당겼다.

  "아 ! 아 !  이놈아! 놔라, 놔 ."

 장인님은 헷손질을 하며 솔개미에 챈 닭의 소리를 연해 질렀다.

 놓긴 왜 이왕이면 호되게 혼을 내 주리라 생각하고 짓궂이 더 댕겼다.

 마는 장인님이 땅에 쓰러져서 눈에 눈물이 피잉 도는 것을 알고 . 좀 겁도 났다. 

   "할아버지! 놔라, 놔, 놔, 놔, 놔."

  그래도 안 되니까,

  "얘, 점순아! 점순아!

  이 악장에 안에 있었던 장모님과 점순이가 헐레벌떡하고 단숨에 뛰어나왔다.

  나의 생각에 장모님은 제 남편이니까 역성을 할는지도 모른다 .

  그러나 점순이는 내 편을 들어서 속으로 고수해서 하겠지……,

  대체 이게 웬 속인지 지금까지도 난 영문을 모른다.

  아버질 혼내 주기는 제가 내래 놓고 이제 와서는 달겨들며,

    "에그머니 이 망할 게 아버지 죽이네."

  하고 귀를 뒤로 잡아댕기며 마냥 우는 것이 아니냐.

 그만 여기에 기운이 탁 꺾이어 나는 얼빠진 등신이 되고 말았다.

  장모님도 덤벼들어 한쪽 귀마저 뒤로 잡아채면서 또 우는 것이다.

  이렇게 꼼짝도 못 하게 해 놓고 장인님은 지게막대기를 들어서 사뭇 내려 조겼다.

  그러나 나는 구태여 피하려지도 않고 암만 해도그 속 알 수 없는 점순이의 얼굴만 멀거니 들여다보았다. "

   " 이 자식 장인 입에서 할아버지 소리가 나오도록 해?"

 

 

 


작가 김유정(1908년 2월12일~ 1937년 3월 29일생)

강원도 춘천 출생,일제강점기 소설가이다.   

소설  소낙비로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1935년 등단하였다.

 

 

 본관은 조선시대 명문양반중 하나인 청풍 김씨로 10대조가 대동법 실시에 큰 공헌한 명재상 김육이며  고향에서는 꽤 명망있고 부유한지주였습니다.

    김유정은 10살이 되기전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시고  홀로 남겨진 탓에 내성적이고 소극적, 집착적인 성격을 지녔지만 , 집안의 후원으로 휘문고등학교, 연희전문학교등을 거쳐 현대식 교육과 바이올린, 권투, 유도, 스케이팅, 영화감상등 매우 다양한 취미를 즐겼습니다.

 

농촌배경의 토속적 작품이 많으며 김유정은 구인회 회원으로서 소설가인 이상과 특히 친한 친구였으며,

이상은 김유정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을 지었을 정도로 김유정을 많이 존경했다고 합니다.

소설속의 김유정은 건강하고 활동적인 청년이였지만 이 작품의 발표후 김유정은 병으로 1달 후에 사망하게 됩니다.


 

소설 " 봄, 봄"은 1936년 조광에 발표되었으며 

1930년대 일제강점기시대의 강원도 산골배경입니다.

 

 

현대소설, 농촌 소설, 단편소설

성격-토속적, 해학적

 

등장인물

나      점순과 혼인시켜주겠다는 장인의 약속을 믿고 3년 넘게 대가 없이 일을 하는 어리숙하고 순박한 성격

점순  나에게 충동질을 하는 적극적 성격

장인  점순이 키를 작다는 핑계로 나와 점순의 성례를 미루며 나의 노동력을 착취하고 있다.인색한성격

구장  마을의 중재자 역할을 하지만 장인에게 소작권을 뺏기지 않기 위해 장인의 눈치를 본다. 

뭉태  나 가 장인에게 이용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나"와 장인(봉필)의 갈등 양상을 통하여 

당대 마름과 소작농이라는 농촌사회의 지배구조를  보여줍니다.

 

장인은 마름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나'를 데릴사위로 데려와 교묘하게 노동력을 착취하고 있습니다. 

 

※마름 - 지주를 대리하여 소작권을 관리하는 사람

※ 소작농 -일정한 소작료를 지급하여 다른사람의 농지를 빌려 짓는 농민

 

나는 점순이네 머슴살이를 하고 있다

성례를 시켜줄 수 없다는 장인과 나는 갈등의 해결을 위해

 구장에게 갑니다.

구장은 동네를 관리하고 중재자 역할을 합니다.

구장의 모습을 희화화하며 해학적이며, 허세부리기를 좋아하는 모습을 묘사했습니다.

(서울엘 좀 갔다 오더니 사람은 점잖해야 한다고 옷쇰이 양쪽으로 뾰북이 삐치고 그걸 에헴 하고 

늘 쓰담는 손버릇이 있다. 등)

구장을 희화화함.(길게 길러 둔 새끼손톱으로 코를 후벼서 저리 탁 튀기며,)

 

"그럼 봉필 씨 얼른 성옐 시켜 주구려 그렇게까지 제가 하구 싶 다는 걸 …….”

구장이 장인에게 말했지만 곧 장인의 위세에 눌려 줏대없는 태도를 보입니다.

(장인의 말에 고만 멀쑤룩해서 입맛만 쩍쩍 다시고 있다는 표현을 합니다.)

이유는


(뭉태의 말은 구장님이 땅두마지기 얻어 부치니까 그래 꾀였다구하지만)

이 부분에서  구장님 역시  소작농이란걸 알 수 있어요.

구장도 소작농이기때문에 소작권을 뺏길까봐 마름인 장인편을 들고 있었던거에요.
결국 구장님에게 해결을 원했지만 해결이 되지 않습니다.

뭉태가 사실을 알려주도 깨닫지 못하고,

장인에게 3년 넘게 노동력을 착취당했지만 끝까지 장인을 믿는 나를 보면 '나'의 어리숙한 성격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점순이가 나에 대해 애정을 가지며 아버지에게 아무말도 못한것에 대해 충동질을 합니다.
나는 장차 아내가 될 점순이에게 바보취급당하는 것이 슬프고 괴로워하게 됩니다.



이 소설의 구성단계에서 특징은

절정 후 결말 그리고 다시 절정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절정-결말- 절정


'나'는 좋아하는 사람에게 인정을 못받아 괴로워합니다.

성례를 이루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점순이의 시선을 의식하며 바보가 아님을

(자신의 각오를 보여주기 위해)증명하려 합니다.

절정- 장인에 대한 분노가 고조되어 장인을 굴려버림
결말- 장인과 화해하고 다시 농사일을 하러감

절정-나와 장인의 갈등에서 장인은 점순에게 도움을 청합니다.
        (놔라 놔
       장인이 할아버지라 합니다.-해학성이 최고조에 이릅니다.)

     정작 나와 장인이 싸울때 점순이는 나의 편을 들어주지 않았어요.

    나는 점순이의 이중적 태도에 망연자실하게 됩니다.

 

 

 

 

 

2023.12.09 - [시] - 오감도 시제 6호/이상 _앵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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